뉴스를 보다 보면 흉악 범죄나 대형 사고 기사에서 “법원이 피의자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라는 문구를 종종 보게 됩니다. 분명 ‘고의(일부러)’라는 단어가 들어있긴 한데, 앞에 ‘미필적’이라는 어려운 말이 붙어서 도대체 일부러 그랬다는 건지, 실수였다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범인이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발뺌해도, 판사가 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면 살인죄가 적용되기도 하는데요. 단순한 실수와는 확연히 다른 무서운 법률 용어입니다. 오늘은 뉴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미필적 고의 뜻을 한자 풀이부터 생생한 예시까지 곁들여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한자로 풀어보는 정확한 속뜻
법률 용어가 어려운 이유는 한자어이기 때문이죠. 한 글자씩 뜯어보면 의미가 훨씬 명확해집니다.
- 미(未): 아닐 미
- 필(必): 반드시 필
- 적(的): 과녁 적
- 고의(故意): 일부러 하는 생각
이를 합쳐서 풀이하면 “반드시(必)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확신하지는 않았지만(未), 혹시 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설마 죽겠어? 근데 죽어도 난 몰라(상관없어)”라는 마음가짐입니다. 결과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그것을 용인(받아들임)하고 행동했을 때 성립합니다.
2. 실수(과실) vs 고의 vs 미필적 고의 비교
이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비슷한 상황에서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면 됩니다. ‘옥상에서 벽돌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 확정적 고의 (일부러): “저 밑에 지나가는 사람 머리를 맞춰서 죽여야지!” 하고 조준해서 던짐. -> 살인
- 과실 (실수): “아무도 없겠지?” 하고 방심하며 공사하다가 실수로 벽돌을 놓침. -> 과실치사
- 미필적 고의: “에이, 밑에 사람 지나가네? 그냥 던져. 맞아서 죽으면 어쩔 수 없고.” 하고 던짐. -> 살인(미필적 고의 인정)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죽여야지”라는 적극적인 의욕은 없었지만, “죽어도 상관없다”라는 위험한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법에서는 이를 단순 실수가 아닌 고의로 간주합니다.
3. 일상 속 소름 돋는 사례들
우리 주변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사건들에 대입해보면 이해가 더 빠릅니다.
- 음주운전 사고: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으면서 “사고 나면 사람 칠 수도 있겠지? 에라 모르겠다, 그냥 가자”라고 생각했다면, 사고 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논의될 수 있습니다.
- 보험 사기: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차로 사람을 ‘살짝’ 치려고 했는데,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죽을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알고도 감행했으므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아동 학대: 아이를 훈육한다며 밥을 굶기고 가뒀을 때, “이러다 애가 죽을 수도 있겠다”라고 예견했음에도 멈추지 않아 사망했다면, 이는 학대치사가 아니라 살인죄가 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법의 심판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인 미필적 고의 뜻과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결국 이 단어가 주는 교훈은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무시한 책임은 무겁다”는 것입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요”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나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피해를 줄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이 더 무거워지나요?
네, 그렇습니다. 미필적 고의는 법적으로 ‘실수(과실)’가 아니라 ‘고의(범죄 의도)’와 동급으로 취급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을 쳐서 사망케 했을 때, 실수라면 ‘과실치사’지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살인죄’가 적용되어 형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납니다.
‘인식 있는 과실’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이 부분이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둘 다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인식 있는 과실: “위험하긴 한데, 나는 운전을 잘하니까 절대 사고 안 낼 거야“라고 결과를 부정하는(자신만만한) 상태입니다.
미필적 고의: “위험하네? 사고 나면 어쩔 수 없지 뭐“라고 결과를 받아들이는(용인하는) 상태입니다. 즉, ‘설마 안 일어나겠지’와 ‘일어나도 상관없어’의 한 끗 차이가 유죄와 무죄, 혹은 형량을 가릅니다.